학창시절은 항상 배고픈 시절입니다.

방금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나서도 이상하게 한두 시간만 지나면 허기가 지는게 참으로 신기하게

여겨지던 때였습니다.

물론 식욕이 왕성하고 공부하느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허기가 빨리 느껴지는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제대로 먹을게 풍부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때만도 김밥과 떡볶이, 라면, 튀김을 원없이 먹고 싶어할 때였습니다.

소위 음식의 '질' 보다는 '양'을 매우 중요시 여겼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학교수업이 끝나면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동네에서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 양을 주는 음식점을

찾아다니기 바빴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들고 경제활동을 하게되니 이젠 음식의 '양'이 아닌 '질'을 찾게 되었습니다.

한 끼의 식사를 먹더라도 면 보다는 밥을 찾게되고, 튀김같은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나 과일을 더 찾게 되니 사람의 식성도 나이가 들면서 많이 변하나 봅니다..

그런데 입맛이 워낙 까다로운지라 무얼먹어도 맛있다고 느껴본 적이 별로 없던것 같습니다.

일식집의 고급회를 먹어도, 비싼 뷔페식을 먹어도, 좋다는 음식을 아무리 먹어봐도

맛있다고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아 웬만한 식당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았던 탓이 컸던것 같습니다.

비싼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손수 정성으로 오랜시간 만들어내던 어머니의 손맛은 어떤 음식보다도

최상의 맛을 지녔던것 같습니다.

 

'맛'은 음식에서도 절대 중요한 기준이 되듯,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맛없는 음식은 정말 고통스럽듯이, 맛없는 인생 또한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맛없는 인생이란 뭘까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없는 무미건조한 인생

더 노력하고 차원을 높이지 못하는 현실안주 인생

아름다운 것을 봐도 느낄 줄 모르고 그저 돈만을 쫓는 인생

사랑과 정이 없고 차갑고 냉랭한 마음의 인생

 

뭐 이런 인생이 맛없는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웃으며 밝고 기쁘게 살던 어린아이의 시절을 지나 삶의 수레바퀴에 짓눌린 채 우리는 그저

'성공'만을 위해 '편안함'만을 위해 전진해 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우리는 한없는 슬픔에 쌓이게 됩니다

주름지고 탄력이 없는 피부와 흰 머리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게 아니라,

어린시절의 꿈을 잃어버리고,

젊은날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삶의 열정과 기쁨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인생은 정말 슬프고 맛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생떽쥐뻬리의 말처럼

삶의 굴레 속에서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모차르트가 죽어가고..

우리 안에 숨겨져 있던 아인쉬타인이 죽어가며..

우리 안에 내재돼 있던 시인이 죽어갈때..

슬픈 인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옛적에 꿈꾸던 희망을 되살리고,

새로운 생각과 방법으로 인생을 가치있게 산다면 조금은 맛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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